“남보다 뒤처지면 어쩌지”… 부모의 두려움이 자녀 인생 망친다

서대천 목사의 교육 칼럼 <11>
입력 : 2020-07-09 00:07

SDC인터내셔널스쿨 학생들이 2018년 8월 ‘3·1 운동 100주년 기념 한반도 평화통일 콘서트’에서 오케스트라 연주를 하고 있다.

우리는 모두 두려움을 느끼며 살아갑니다. 사업 실패, 건강 문제, 노후 문제 등 너무나도 많은 두려움을 껴안고 있습니다. 그 중 가장 큰 두려움이 바로 자녀에 대한 두려움입니다. ‘내 자녀가 성공하지 못하면 어쩌나’ ‘남들보다 뒤처지는 인생을 살면 어쩌나’ 등 자녀에 대한 두려움이 부모의 인생을 짓누르고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부모가 자녀에 대한 두려움이 자신의 인생을 지배하고 있는 것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살아갑니다. 자녀에 대한 두려움은 절대 두려움으로 끝나지 않고 분노 불안 좌절 수치 통제 슬픔 무기력과 같은 다양한 가면을 쓰고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부모가 자녀를 양육하며 나타나는 다양한 감정과 행동들이 자녀에 대한 두려움으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입니다.

그 두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부모들은 자녀를 변화시키려 노력합니다. 그런데 그 노력은 자녀를 멋지게 변화시키는 게 아니라 잔소리, 폭력, 지나친 통제와 방임 등 자녀의 삶을 병들게 하는 실수의 주원인이 돼 도리어 자녀를 병들게 합니다.

그러기에 자녀를 교육하며 나타나는 수많은 문제들이 자녀에 대한 두려움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부모 스스로가 인지하고 인정하는 것이 성공적인 자녀 교육의 시작입니다. 자녀에게 나타나는 문제의 원인을 자녀에게서 찾으려 했던 시각을 부모 자신에게 있는 두려움으로 돌리는 순간 반복되던 문제의 실마리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두려움의 실체를 마주할 때 그동안 해결하지 못한 자녀의 문제들이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무엇부터 바로 잡아야하는지 명쾌한 해답을 얻게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시대의 부모들은 자녀에 대한 어떤 두려움을 갖고 있을까요. 부모의 어떤 두려움들이 자녀의 인생을 병들게 하는지 이번 칼럼에서는 자녀의 인생을 망치는 대표적인 두려움 5가지 중 두 가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첫 번째는 자녀에게 존경과 사랑을 받지 못할까 하는 두려움입니다. 우리는 모두 사랑받고 싶은 욕구를 갖고 있습니다. 어른인 부모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유독 자녀로부터 존경과 사랑을 받지 못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강하게 느끼는 부모들이 있습니다. 부모가 내면의 공허함과 사랑에 대한 갈망을 자녀와의 관계 속에서 해소하고자 할 때, 자녀에게 존경받고 인정받고 사랑받고자 하는 갈망이 지나치게 커져서 그것이 두려움이 돼 버리는 것입니다.

이런 두려움을 가진 부모들의 특징은 지나치게 자녀의 기분에 신경을 쓰고 아이에게 맞춰 주려고 노력합니다. 자녀에게 절제의 선을 정해 주는 것에 어려움을 느껴 마땅히 부모가 내려야 할 결정과 선택을 자녀에게 넘겨 버립니다. 자녀의 잘못을 지적하는 것에 대해 자녀의 눈치를 보고 자녀에게 일관성 있고 단호한 태도를 보이지 못합니다. 그러다가 엉뚱한 타이밍에 발끈 화를 내며 그동안 쌓인 감정들을 필터 없이 쏟아내 버립니다. 자녀에게 옳고 그름을 가르쳐 주며 미성숙한 자녀에게 성숙한 사랑을 줘야 하는 부모로서의 역할을 망각해 버리는 것입니다. 사랑받고자 하는 욕구를 자녀를 통해 해결하려고 하다가 도리어 자녀를 사랑받으려고만 하는 이기적인 사람으로 성장시키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자녀와의 갈등으로 멀어질까 하는 두려움입니다. 자녀에 대한 훈계와 교육을 하면서 부모와 자녀 사이에는 당연히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아무리 자녀라 할지라도 생각과 마음이 분리된 인격체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런 갈등으로 자녀와 멀어질까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는 부모들이 있습니다. 자녀가 잘못했을 때 때로는 갈등을 통해서라도 자녀를 올바른 길로 인도해야 하는데 갈등을 무조건 피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이런 부모들의 특징은 자녀의 격한 감정을 매우 두려워합니다. 그래서 자녀가 버릇없게 부모의 기분을 나쁘게 하는데도 참습니다. 그러다 보면 필요 이상으로 자녀에게 많은 것을 사주고 과하게 자녀의 요구를 들어줍니다. 자녀에게 “안 돼”라고 단호하게 말하지 못하고 지나치게 말을 많이 하면서 훈계합니다. 어쩌다 한번 자녀의 요구에 “안 돼”라고 말하면 죄책감을 느끼고 결국은 바람직하지 못한 방법으로 과잉 보상을 해줍니다. 이렇게 갈등에 대한 두려움을 가진 부모는 자녀의 인생을 성장시키는 선택을 하기보다는 갈등을 피하는 선택을 하는데 이러한 방식은 자녀를 무능하고 연약하게 만듭니다. 자녀와의 갈등으로 멀어지게 될까 하는 두려움으로 자녀의 잘못에 대해 단호하게 교육하지 못하고 끌려 다니다가 자녀를 불효자로 만드는 데 일조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처럼 자녀에 대한 두려움은 부모로서 올바른 판단과 선택을 하는 데 결정적 장애 요소가 돼 자녀를 아프게 하고 그 과정에서 부모의 마음과 영혼도 함께 병들어 갑니다. 행복하지 않은 부모 아래서 자녀가 행복해질 수 없습니다. 자녀를 변화시키고 싶다면, 부모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이 세상 모든 두려움을 이기신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으로 우리 안에 있는 두려움을 극복해야 합니다.

서대천 목사

정리=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146474&code=23111413&sid1=mco